요양병원들이 입원료 등급평가에 반영되는 간호인력을 부풀리기 위해 산정 기준일인 매월 15일 직전에 고용했다가 직후에 퇴사시키는 '눈속임'을 통해 3년간 650억 원의 입원료를 더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의료급여 등 의료지원사업 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정부는 1977년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국민의 질병·부상·출산 등 의료문제를 국가가 보장하는 공공부조 제도로서 의료급여를 도입했다.

2015년 기준으로 154만 명이 의료급여, 30만 명이 차상위본인부담경감 사업을 통해 총 8조여 원의 혜택을 받았다.

감사원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나 의료지원대상자가 의료서비스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 감사를 벌여 총 6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보건복지부는 2008년 1월부터 요양병원이 양질의 간호를 제공하게 하려고 입원 병동을 전담하는 간호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의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료에 차등을 뒀다.

복지부는 분기마다 '3개월 평균 환자 수'와 '3개월 평균 병동 전담 간호인력 수'의 비율에 따라 1등급(4.5 대 1미만)부터 8등급(9 대 1이상)까지 나눠 입원료를 다르게 책정했다.

5등급의 입원료(2만3천430원)를 기준으로 1등급 병원은 60%를 가산하고 8등급 병원은 50%를 감산한다.

그런데 간호인력 수를 산정할 때 복지부는 재직일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15일 재직 중인 인원수를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높은 입원료를 적용받을 목적으로 15일 직전에 간호인력을 고용했다가 15일 직후에 퇴사하도록 하는 등 매월 15일 전후로 간호인력이 단기간에 입·퇴사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예컨대 대구 수성구의 A병원은 2014년 9월12일∼17일 5일간 간호조무사 1명을 추가로 고용해 같은 해 4분기 입원료 차등제 등급이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랐고, 2015년 5월 15일에는 간호조무사 1명을 단 하루만 추가로 고용해 2015년 3분기 입원료 등급이 역시나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랐다.

감사원은 또, 매 분기 마지막 달에 입원 병동 전담인력이 아니었던 간호인력을 전담인력으로 배치해 비율을 높임으로써 등급이 상향된 사례도 확인했다.

감사원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간호인력의 실제 근무 기간을 반영해 요양병원의 등급과 입원료를 재산정한 결과 전체 1만4천여 개 요양병원 중 2천429개(16.2%)가 매월 15일을 기준으로 간호인력의 수를 산정할 때보다 등급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락한 등급을 적용하면 환자들은 94억1천800만 원을, 건강보험 재정 및 국가 예산에서는 555억6천600만 원을 덜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요양병원의 간호인력 눈속임으로 인해 650억 원이 과다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감사원은 복지부장관에게 "요양병원 간호인력의 실제 근무 기간을 반영해 입원료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복지부가 진료비 거짓청구 근절을 위해 해당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제를 도입하고도 거짓청구의 유형 등을 규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었다며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복지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아울러 급여일수 상한을 초과하는 경우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연장승인을 받도록 했는데도 최근 3년간 의료급여 수급권자 37만여 명이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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