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70세라도 어떤 사람은 걸음걸이가 가뿐하고, 매사에 의욕이 넘치며, 식사도 맛있게 한다. 반면 급격한 노화로 ‘노쇠’해지면 뇌∙근육∙면역력 등 신체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일상생활을 혼자하기 어려워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요양시설에 가게 된다. 노쇠도 다른 질병들처럼 예방이 최선이다. 이미 노쇠 전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회복할 수 있다.

노쇠를 조기 발견하면 사망을 늦추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만 66세를 대상으로 ‘노년기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을 하고 있다. 하지기능, 인지기능, 배뇨기능, 일상생활기능, 골밀도 등을 검사해 노쇠를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일본도 내년부터는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국가건강검진에서 대사성질환보다 노쇠 평가에 집중하기로 했다.

간단한 설문조사로도 자신의 노쇠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이 개발해 지난달 국제학술지 ‘잠다(JAMDA)’에 게재한 내용에 답해보자. 5개 질문에 해당할 때마다 1점씩 더한다. 총합이 3~5점이면 노쇠 단계, 1~2점이면 전 노쇠, 0점이면 정상군으로 평가한다. 자녀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질문해 평가해도 좋다.

△지난 일주일간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지셨나요? (일주일에 3일 이상, 종종 또는 대부분 힘들었다면 1점), △보조기구나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쉬지 않고 계단 10개를 오르는데 힘이 드나요? (그렇다면 1점), △운동장 한바퀴 즉, 400m 정도를 걸을 수 있나요? (약간이라도 어렵다면 1점), △지난 일주일간 빠르게 걷기, 물건 나르기, 청소, 육아, 노동 등과 같은 신체활동을 한번이라도 하셨나요? (한 적 없다면 1점), △최근 1년간 체중이 전년 대비 4.5㎏ 이상 줄었나요? (감소했다면 1점)

자가 진단에서 노쇠가 의심되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다.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인 원장원 교수는 “별다른 질병이 없는데도 노쇠해 잘 안 움직이고, 외출도 않고, 잘 안 먹는 분들이 있다”며 “노쇠하면 신체의 여러 잔존 기능이 줄어들어, 가벼운 낙상이나 감기 등에도 건강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으로 노쇠하면 치매도 빨리 온다. 원 교수는 “노쇠 전 단계라면 어∙육류를 충분히 먹어 단백질을 보충하고, 운동해 근육을 키우고, 사회생활을 늘려 사람들을 만나야 더 나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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