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11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어느 지역에서나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살지 않더라도 응급, 중증질환 같은 필수의료를 지역에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역별 의료 격차 해소에 나선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는 의료접근성이 낮고 지역간 사망률 격차가 발생하는 등 의료 불균형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역내에서 중증질환 입원진료를 빋는 비율이 서울시민은 93%지만, 경북도민은 23%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시군구가 140여개에 달하고 인구 대비활동 의사수는 경북이 서울의 절반 이하다.

지역마다 응급·심뇌혈관 등 필수진료가 가능한 중소병원을 우수병원으로 지정하고 거창권, 영월권 등 9개 지역에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신축하는 등 지역의료의 질을 높이고 공공의료 자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먼저 지역우수병원과 전문병원을 지정·관리해 지역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역 중소병원 가운데 인력, 병상 수, 필수과목 수 등 필수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와 요건을 일정 수준 이상 달성하면 '지역우수병원'으로 지정, 포괄적 2차 진료기능을 담당하도록 한다.

지역주민의 지역우수병원 이용을 유도하고, 성과를 분석해 보상 등 지원을 연계한다. 농어촌 등 필수의료 취약지에는 건강보험 수가 지역가산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현재 재활의학과 관절 등 18개 분야로 지정된 전문병원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신규 분야 발굴과 모집 주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공병원을 신축·증축하고,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등 필수의료 자원을 확충한다.

양질의 공공·민간병원이 없는 거창권, 영월권, 진주권 등 9개 지역에는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등 공공병원 신축을 추진한다.

9개 지역은 거창권(합천·함양·거창), 영월권(영월·정선·평창), 상주권(문경·상주), 통영권(고성·거제·통영), 진주권(산청·하동·남해·사천·진주), 동해권(태백·삼척·동해), 의정부권(연천·동두천·양주·의정부), 대전동부권(대덕구·중구·동구), 부산서부권(강서구·사하구·사상구·북구) 등이다.

지역의료기관과 공공병원에 전공의 배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에서 공공의료 기여도 관련 지표 반영 등을 논의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비수도권 위원을 포함할 계획이다.

또 국립대병원 등에 예산을 지원해 지역의료기관 의료인력 파견을 활성화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취약지 간호인력 인건비 지원 대상을 58개 군에서 82개 모든 군으로 확대한다.

특히 취약지 의료기관과 응급·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운영에 필요한 분야에 신포괄수가 정책가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의료 협력도 활성화한다. 17개 권역과 70개 지역별로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해 지역 내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유도·조정한다.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에는 지역우수병원 등 공익적 요건을 갖춘 민간의료자원을 활용한다. 국립대병원 등을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 권역 단위 공공보건의료계획 수립과 의료인력 파견과 임상교육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

지역별 의료여건에 맞는 협력모형도 구축한다. 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중증응급 환자의 효과적 이송·전원, 퇴원환자의 연속적 건강관리, 지역보건의료기관 교육·상담 등을 위한 협력모형을 발굴·구체화한다.

책임의료기관에 예산지원과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지역의료기관 간 협력에 따른 보상도 강화한다. 지역책임의료기관에 전담조직 공공의료본부를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내년에는 12개 권역 15개 지역 지방의료원에서 시행한다.

또 회송률 실적을 의료 질 지표에 반영해 급성기 퇴원환자 지역연계 수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의료기관 간 협력에 따른 보상을 강화한다.

이밖에 전국에 '시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설치하고, '시도 공공보건의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등 광역자치단체의 정책 전문성과 보건의료 협력체계(거버넌스)를 강화한다. 정부가 이런 지역의료 강화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지역별 심각한 의료격차가 자리 잡고 있다.

중증질환 입원진료를 받는 비율을 보면 서울시민은 93%인 반면, 경북도민은 23%에 불과하다. 지방에 있는 대다수 환자가 진료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치료 가능한 사망률도 2017년 기준으로 충북이 인구 10만명당 53.6명으로 서울(40.4명)과 비교해 1.3배 높았다.

또 입원환자 사망비는 충북이 서울보다 1.4배, 뇌혈관질환 환자 사망비는 충북이 부산보다 1.5배 높고, 응급환자 사망비는 대구가 서울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전국을 70개 지역(중진료권)으로 구분하면, 입원·응급·뇌혈관질환 사망비 차이는 최대 2.1∼2.5배로 벌어졌다. 지속적인 건강관리 척도를 보여주는 자가 퇴원 이후 재입원 비율은 전남이 대전보다 1.5배 높고, 70개 지역 간에는 최대 1.7배 차이가 발생했다.

실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응급의료센터가 없는 기초자치단체(시군구)는 140여개에 달하고,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 수는 경북 1.3명으로 서울 2.9명의 절반 이하다.

복지부는 "지역별로 신뢰할 수 있는 의료자원을 육성하고, 지역보건의료기관-지자체-지역사회 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인구규모와 접근성 등을 고려해 전국을 70개 지역으로 구분한 뒤 필수의료 정책을 여러 시·군·구를 포괄한 '중진료권' 단위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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