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은 평생 먹으라는 걸까. 만성질환은 현재 진행 중이다.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약을 오랫동안 먹으면 내성이 생겨 효과가 줄어드는 건 아닐까. 약을 더 많이 먹으면 몸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만성질환으로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약제팀 도윤정 약사의 도움말로 풀어본다.

우리는 흔히 ‘질병을 치료한다’, ‘병을 끝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학적 개념의 치료는 질병의 조절을 포함한다. 약물 치료는 근본 원인의 제거뿐 아니라, 자각하거나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여러 증상을 조절하는데 목적이 있다.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약물 치료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혈압이나 혈당 조절을 통해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오랫동안 약을 먹는 경우, 약효가 없다고 느껴질 때 보통 내성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약물 복용으로 질병을 조절하고 있었으나 병이 진행돼 더 이상 동일한 약과 용량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다. 병은 늘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내성이 걱정돼 임의로 약을 줄이면 더 조절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2차적인 합병증 발생이나 질병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자가혈압 측정에서 정상으로 나왔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한 시점의 결과로 혈압 및 혈당은 현재까지 조절되는 정도를 포함해 약물 치료의 방향이 결정되므로 주의한다.

흔히 약발이 듣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실제 용량 증량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약물마다 용량 증량이 필요할 때 1회량을 늘려야 하는지, 복용 횟수를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격이 모두 다르므로 임의로 복용량을 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복용량을 늘린다고 모두 약효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부작용 발생만 높일 수 있으니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고 처방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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