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1인 가구가 여럿이 사는 다인 가구와 비교했을 때 소득·교육·건강 상황이 모두 취약한 편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잘못된 생활 습관 등은 향후 10~20년 뒤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어 심각하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1일 공개했다.

2014~2015년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성인 9423명을 성별·연령별로 분석한 결과다.

열 집 중 세 집(29.3%). 지난해 일반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이다. 노인·청년을 중심으로 한 1인 가구의 증가세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혼밥’과 ‘혼술’도 일반화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흡연·음주 여부 등을 다인 가구와 비교했다. 1인 가구 노년(60세 이상)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 여성의 3.2배에 달했다. 혼자 사는 청년(19~39세)·노년 여성은 한 달에 두 번 이상 술을 마실 확률도 같은 연령대 다인 가구의 1.7배였다.

고혈당과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도 1인 가구를 위협한다. 혼자 사는 청년·중장년(40~59세) 남성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동년배 남성보다 대사증후군을 앓을 확률이 1.8배 높았다. 1인 가구 중장년 여성도 같은 위험이 1.9배로 뛰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등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심 교수는 “젊은 1인 가구가 빨리 늘어나는 게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거라고 본다. 40대, 50대로 접어들수록 성인병과 골다공증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차이도 알아보기 위해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의 소득을 상·중상·중하·하 4단계로 나눴다. 교육 수준은 초졸 이하와 중졸, 고졸과 대졸 이상으로 구분했다. 혼자 사는 남녀 중장년과 노년층에선 소득 ‘하’와 ‘중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여럿이 사는 가구에선 ‘중상’과 ‘상’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또한 중장년 남성, 중장년·노년 여성 1인 가구에선 초졸 이하거나 중졸인 경우가 더 많았다. 나이 들어 혼자 사는 사람은 학력과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더 낮다는 뜻이다.

심 교수는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의료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 운동 장려, 영양소 섭취 정보 제공 등 연령과 성별에 따른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가정의학’(KJFP)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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