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1~4월 국가예방접종 전산등록현황에 따르면 65세 노년층 폐렴구균 접종률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고, 영아 필수 백신 10종 접종률이 3.5% 줄었다.

전문가들은 백신접종률의 감소는 전염병을 막는 힘 ‘집단면역’이 사라질 것을 걱정한다.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예방접종률이 떨어지면, 집단면역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며 “원래 백신으로 막을 수 있던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질환에 대해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감염 위험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집단면역이 제대로 형성되면,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도 간접적인 예방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집단면역 형성 조건은 ▲일정 비율 이상이 특정 질환에 걸렸다가 회복하면서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과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형성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병에 걸리는 방법으로 집단면역을 만들려다 보면, 큰 희생이 생길 수 있다. 안전하게 백신 접종으로 형성하는 게 좋은 이유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최근 코로나 19 유행 동안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속적 예방접종 실시 원칙을 제시하는 임시지침을 발표했다.

집단면역효과가 필요한 대표질환이 있다면 ‘폐렴구균’과 ‘백일해’가 있다. 폐렴구균은 증상이 없는 상태로 기침, 재채기로 나오는 침방울로 전염될 수 있다.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폐렴, 중이염, 수막염 등을 일으키므로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백일해도 침방울로 전염되는데, 문제는 영유아에게만 백일해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유아는 기관지폐렴, 경련, 뇌병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백일해는 특히 기초감염재생산수(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수)가 독감의 약 10배에 달하며, 코로나19보다 3~4배 높다.

백일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2019년 개정판을 통해 의료기관이나 보육시설 종사자, 신생아가 있는 가족 내 청소년과 성인(부모 혹은 조부모) 등은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와 밀접접촉 2주 전까지 Tdap(백일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최정현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염병의 위험성을 모두가 깨달았지만,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며 “자신은 괜찮아도, 주변 사람에게 옮기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백신 접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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