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11일)까지 확인된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99명이다.  10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 여파로 자칫 고령자의 감염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중교통은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높은데, 콜센터 확진자들과 고령자 사이에 ‘지하철 1호선’이라는 접점이 있어서다.  콜센터가 입주한 건물은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약 500미터 거리, 또는 신도림역 등으로 직원 대부분이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한 것으로 파악됐고, 신도림역은 2호선과 환승됨으로 2호선 이용도 많다.

1호선은 고령자의 이용 비율이 높은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교통공사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노선별 무임승차 비율은 1호선이 25.4%로 1~8호선 중 가장 높았다. 대중교통 무임승차는 만 65세부터 가능하기에 일부 장애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노인으로 추정된다.

일평균 무임승차 인원도 종로3가역(1만2013명), 청량리역(1만1043명), 제기동역(1만357명), 종로5가역(8760명), 연신내역(8662명) 순으로, 5곳 중 4곳이 1호선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의 대부분이 70~80대와 기저질환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집단감염 사태는 고령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11일 기준 치사율이 6.22%로 중국(3.9%)·이란(3.6%) 등에 비해 높은데, 당국은 세계 2위인 65세 인구 비율 등 고령 인구가 많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를 실어나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지하철과 승객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1호선이라는 요소가 결합해, 자칫 확진자와 사망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콜센터 사태는 광범위한 지역감염으로 이어지는 3차 파도의 시작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콜센터 관련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시민이 있을 경우, 고령자에 대한 2차 감염이 쉽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잠복기가 2주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전파가 가능하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출퇴근길 지하철 이용자는 동선이 항상 고정돼있기에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가능성도 적다.

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이 불특정 다수고, 이들의 동선도 상당히 복잡하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이 이들을 일일이 확인해 격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 같은 경우 출퇴근 이동할 때의 접촉자를 가려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한 사정으로 외출한다면 대중교통은 피하되 집에 돌아오면 비누로 손을 씻는 등 행동수칙을 준수하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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