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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간 퇴비 장례’ 본격 시행, 사후(死後)에 ‘땅으로 돌아간다’는 장례 현실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관에 넣어 매장하거나 화장을 한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상징적이고 전통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로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 매장하는 데 필요한 관을 짜는 데 나무가 필요하고 일정 면적의 땅이 필요하다. 시신을 화장하는 데도 많은 양의 천연가스가 소비되고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온다.

17일 BBC에 따르면 미국의 장례회사 리컴포즈(Recompose)는 시신을 거름으로 만드는 ‘인간퇴비 장례법’이 과학적으로 자연친화적 장례방식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매장이나 화장 방식이 아닌 새로운 장례 문화에 대한 실험이 진행된다. 사람의 시신을 퇴비로 만들어 진정한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워싱턴주 의회는 퇴비 장례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시신이 그대로 땅에 묻히면 분해돼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매장된 땅이 습해 박테리아 활동이 왕성하면 한 달 안에 분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건조한 환경에서는 수년간 미라와 같은 상태로 유지되기도 한다.

토양학자인 린 카펜터보그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이번 퇴비 장례 시행에 앞서 시신 6구를 기증받아 시신이 퇴비로 바뀌는 과정을 연구해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먼저 밀폐된 공간에서 시신을 흙과 목재와 함께 섞었다. 그런 다음 탄소와 질소 비중을 30 대 1로 맞췄다. 이는 미생물이 원활하게 활동하는 토양과 유사한 환경이다. 시신은 수분과 단백질, 질소 함량이 높고 상대적으로 탄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탄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시신은 토양과 함께 분해되기 시작한다. 문제는 분해 과정에서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이 발생하고, 퇴비가 되는 데 필요한 비료 성분인 암모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화학적 방법을 썼다. 퇴비가 되는 마지막 과정에서는 3일 동안 55도의 온도를 유지했다.

대장균과 같은 병원균이나 전염성 오염물질을 없애기 위해 열을 가하는 것이다. 카펜터보그스 교수는 “4∼7주면 친환경적인 장례가 완료될 수 있다”며 “화장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8분의 1 수준이고 시신 1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t가량 줄어든다”고 말했다.

법적 윤리적 검토도 마쳤다. 카펜터보그스 교수는 “워싱턴대의 철학과와 의대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생물안전 문제는 물론 법적·윤리적 검토를 진행했다”며 “종교적인 이유로 새 장례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들과 열린 자세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워싱턴주에서 퇴비 장례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장례회사 ‘리컴포즈’에 공유해 활용될 예정이다. 리컴포즈 관계자는 “자신의 삶을 더 친환경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며 “친환경적인 삶을 원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정부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도심 정원 등에 이런 방식으로 만든 퇴비를 사용한다면 누군가의 죽음이 살아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새 장례문화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홍우 기자  bhong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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