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6일 ‘최근 현금없는 사회 진전 국가들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동전과 지폐를 대신해 신용카드와 모바일 등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증가 중인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3개국의 현황을 바탕으로 이같이 제언했다. 현금결제 비중은 ‘현금없는 사회’를 적극 지향해온 스웨덴이 13.0%로 가장 낮다. 영국은 28.0%, 뉴질랜드는 31.0% 등으로 한국(19.8%)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현금없는 사회’에서 현금은 갈수록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금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중은 2014년 27%에서 2018년 45%로 크게 증가했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자 상업은행들은 비용을 절약하려 현금 공급의 주요 창구인 은행 지점을 축소하고 있다. 스웨덴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스웨덴 내 상업은행 지점 수는 1176개로 2008년(1777개)보다 34%나 감소했다. ATM 기기도 사라지고 있다. 2018년 현재 스웨덴 내 ATM 기기 숫자는 2014년에 비해 21.2%가 감소했으며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가 줄었다. 한국(2.1%)보다 감소 속도가 빠르다.

이처럼 현금을 찾기도 쓰기도 어려워지면서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및 벽지 거주민들이 금융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2018년 설문조사에서 벽지 거주민 가운데 현금사용 감소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35%로 전체 평균(27%)을 상회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기준 성인 430만명이 기본적인 디지털 지식이 없어 최신 결제수단 이용이 어려운 상황으로 조사됐다. 뉴질랜드에서도 지난해 중앙은행 조사에서 응답자 45%가 현금없는 사회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대규모 정전 사태시 대체 지급수단이 없다는 점도 현금없는 사회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소수의 민간 지급결제업체가 독과점할 가능성도 지적된다. 화폐유통 시스템도 약화된다.

이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정책적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 스웨덴은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유지를 위해 출금서비스를 비롯한 상업은행의 현금취급업무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우체국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 현금 취급 업무를 보조하고, ATM운영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질랜드도 화폐유통시스템에 대한 중앙은행의 적절한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한은은 “우리나라도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및 소비활동 제약,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필요한 대응책 마련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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