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올해 1∼4월 4개월여 사이 30만 명 넘게 급감한 반면 고령화 영향으로 수급자 수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48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던 것과 다르게 매우 가파른 속도로 가입자가 줄고 있어 ‘낼 사람은 줄고, 받을 사람은 늘어나는’ 국민연금의 구조적 위기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가입자 수는 2200만185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의 2231만3869명에서 31만2017명이 줄어든 규모다. 이 같은 감소세는 국민연금연구원의 예측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5일 가입자 수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감소추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입자 수를 올해는 2183만1463명으로 48만2406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예상치의 절반이 넘는 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 들어 돈 낼 사람은 줄어들고 돈 받을 사람은 늘어나는 상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금 수급자(사망 일시금 등 일시금 수급자 제외) 수는 459만6690명에서 466만2280명으로 6만5590명이 늘었다. 2017년 말 447만5143명에서 지난해 말까지 12만1547명이 늘어난 것과 비교해 수급자 증가 추세는 점점 빨라지는 모습이다. 연금 수급자들의 수급 금액도 4월 말 이미 6조9500억으로 7조 원에 육박했다.

지난달 5일 국민연금연구원이 펴낸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19∼2023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시금 수급자를 포함한 국민연금 수급자는 521만1123명에 달해 23조4500억 원가량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됐다. 1년 만에 44만1835명(9.3%) 급증할 거란 얘기다.

국민연금의 구조적 위기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올해 들어 높아진 실업률 등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된 만큼 연령대가 겹치는 국민연금 가입자 수 역시 자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지만, 여기에 실업 증가라는 요인이 겹쳐 심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수를 보면 지난해 12월 769만4885명에서 4월 722만9846명으로 46만5039명이 줄었다. 3월의 726만5683명과 비교해도 한 달 새 3만5837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지역가입자에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종 인력이 포함되는데 경기적 요인과 연초 10.9%나 급증한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이들의 실업이 증가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에서도 빠져나간 것이다.

수급자 수의 급증은 고령화에 따른 영향이 여실히 드러났다. 연금 수급자 중 노령연금 수급자는 지난해 말 377만8824명에서 4월 말 383만7770명으로 5만8946명이 늘었다. 특히 3월 말 379만9819명에서 3만7951명이 급증했다. 2015년 통계청 기준인구에 따르면 60만 명대인 1955년생(69만9786명)과 1956년생(68만2440명)에 비해 올해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는 1957년생은 72만1204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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