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전국적인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자가늘고 있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219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16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역에 올해 처음으로 폭염 경보가 발표되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날 하루에만 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등 급성질환을 말한다.

우리 몸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이 오르면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려고 하는데, 이때 몸속 수분과 염분이 한꺼번에 많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3시~4시(19%), 낮 12시~오후 1시(10%)다. 주로 실외 작업장(25%)과 공원ㆍ운동장(21%) 등 야외에 발생했지만, 집 등 실내에 있다가 병을 온열질환을 얻은 경우도 14%나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시에는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우리 몸에 탈수 현상이 생기기 쉽고 체온 조절이 어려워진다. 물을 충분히 마셔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폭염 주의보ㆍ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하면 오후시간대(12시~17시)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더위가 심한 시간대에 야외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양산을 쓰거나 모자를 써 몸이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일본에선 ‘폭염이 지속할 때 남자들도 양산을 쓰라’는 권고가 나왔는데 햇볕만 피해도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술은 체온을 상승시키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해 온열질환을 부추긴다"며 "폭염 시기에는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나 노인,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체온조절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폭염에 취약하다. 노인의 경우 땀샘이 줄면서 체온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더위를 인지하는 능력이 약해지기 쉽다. 특히 집안이나 자동차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어린이나 노약자를 홀로 남겨둬선 안 된다.고혈압ㆍ당뇨병ㆍ신부전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폭염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무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보다 10~30%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주변에서 열탈진ㆍ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체온을 빨리 낮춰주는 게 중요하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벗긴 뒤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고 부채질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는 게 좋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물이나 음료수를 먹여 수분을 보충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의식이 없다면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열탈진은 체온이 올라가면서 힘이 없고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지만 의식은 뚜렷한 상태다. 이때는 시원한 곳에서 푹 쉬고 수분을 보충해주면 곧 나아진다. 하지만 체온이 더 오르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열사병으로 진행하면 119에 신고해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정신혼란 증상이 심해지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 열사병의 경우 신장ㆍ간 등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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