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는 노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변비로 병원을 찾은 연령층은 70대 이상이 17만명으로 27.6%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변비 환자의 다수가 증상을 방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환자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비라고 하면 대개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노인은 변비로 인해 장이 막히는 장폐색,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천공, 심하면 사망까지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영신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노인에게 변비는 흔한 증상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장의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젊은 사람들에 비해 활동 및 섭취량이 적다보니 그렇다”며 “정신질환 치료제 등 변비를 유발하는 약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비가 심하면 변이 장에 차면서 대장이 확장된다. 심한 경우 장천공이 생겨 복막염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며 “또 변을 오랫동안 못 보면 섭취한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해 구토를 한다. 이때 토사물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무리한 힘을 주는 행위도 노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변을 보기 위해 무리한 힘을 주면 저혈압과 뇌 혈류감소에 의한 반응으로 미주신경성 실신이 올 수 있다. 이외에도 만성변비는 변실금과 치질로 이어질 수 있고,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용종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그는 “노인이라고 해서 치료방법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인은 갑상선질환이나 암 등 기질적인 원인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검사를 우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식이섬유 및 수분 섭취, 걷기 운동 등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생활습관 교정으로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변비가 낫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조 교수는 “변비약도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대장 운동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자극성하제와 장내 삼투압을 증가시켜 변에 수분을 축적시키는 삼투압성 하제가 있다”며 “노인의 경우 약제 선택에 있어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변비가 심할 땐 약국이 아닌 병원을 가는 것이 좋다.

증상에 따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제를 써야 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장은 권장하진 않는다.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으로도 치료가 안 되고 증상이 심할 때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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