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腦)가 작아져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치매, 치매 환자는 이성적인 기억은 잃어가고 ‘감정’에 대한 기억은 잃지 않는다. 뇌에서 인지기능과 관련된 전두엽은 퇴화 하지만 감정과 관련된 부위인 변연계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치매인구가 75만명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치매환자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뇌 부위중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이 크게 망가진다. 이로 인해 치매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돌발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뇌의 감정과 연관된 ‘변연계’는 치매환자라 해도 보존된다. 뇌의 변연계는 감정을 관리하는 부위로 치매환자라도 ‘감정적인 경험’은 잘 기억한다.

변연계 는 전두엽의 통제를 받지만 치매로 인해 전두엽-변연계 연결회로가 깨지면 더 이상 변연계가 전두엽에 의해 억제되지 않는다. 즉 변연계는 활성화돼 치매환자는 감정에 더욱 충실해진다. 이러한 사실은 치매환자의 뇌 MRI촬영사진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이찬녕교수는 “화나거나 기쁜 감정적인 경험을 하면 변연계가 자극을 받고 이때 변연계에 속해있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도 같이 움직인다” 며 “기억력이 떨어진 치매환자라도 감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에는 기억을 할 수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나타나면 해마도 함께 망가지지만 해마가 속해있는 뇌의 변연계가 활성화 되면 다시 기능을 한다”며 “치매환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의 이름은 쉽게 잊더라도 서운한 ‘감정’은 잘 기억하기 때문에 치매환자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잘 대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보건복지부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치매가 없는 노인 학대가 1년새 8% 소폭 증가한 것에 비해 치매노인 학대는 같은 기간 21.6%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치매환자가 학대당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공격성이 강해지고 치매자체도 악화된다고 말한다.

치매환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에 따라서 환자의 행동도 달라지는데, 공포를 느끼면 자기보호를 위해 공격적으로, 행복을 느끼면 온순하게 바뀐다. 그래서 같은 치매라도 ‘나쁜치매’ ‘착한 치매’가 있는 것이다. ‘착한치매’를 만들려면 치매환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야한다.

첫째, 치매환자의 엉뚱한 질문에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것이 좋다. 환자는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말해야한다. 둘째, 환자의 돌발행동에 대해 심하게 반응하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 못할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하면 환자는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찬녕 교수는 “환자의 감정을 잘 읽고 원인을 제거해 주는것이 좋다”며 “평소에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등 애정표현을 많이하면 환자가 안정감을 느껴 공격성을 줄일수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이라도 칭찬을 많이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치매환자가 가족외에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치매환자라고 집에만 있게 하면 외로움을 느껴 불안감, 우울증이 커질수 있다. 대신 사람을 만나면 끊임없이 말하고 생각하며 머리를 쓰는 것과 함께 상대방과 정서적 교감을 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치매환자라도 치매센터가 운영하는 동아리. 환우회 등에 참여하게 해 다양한 사람을 꾸준히 만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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