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하이파(Haifa) 대학의 스테펜 레빈 사회정신건강학 교수 연구팀은 60세 이후 항우울제 복용이 치매 위험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2012년 현재 60세가 넘고 치매 진단을 받은 일이 없는 노인 7만1천515명을 대상으로 2017년까지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중 3천688명은 조사 기간에 항우울제를 복용했고 나머지 6만7천827명은 복용하지 않았다.

조사 기간 종료까지 항우울제 그룹은 치매 진단율이 11%(407명), 대조군은 2.6%(1천769명)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항우울제 그룹의 치매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3.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레빈 교수는 밝혔다.

이는 노년기의 항우울제 복용으로 치매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항우울제는 신경 손상을 유발하고 신경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노인 정신의학 전문의 롭 하워드 박사는 우울증은 치매로 이어지는 장기간에 걸친 뇌 병변의 신호일 수 있다면서 이러한 연구결과는 항우울제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회장 제임스 피켓 박사도 초기 단계의 치매는 우울증과 구분이 쉽지 않다면서 치매가 우울증으로 오진돼 항우울제가 처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연구 대상자들이 어떤 종류의 항우울제를 어떤 용량으로 얼마나 오래 복용했는지를 살펴보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특정 항우울제가 뇌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일부 연구결과들이 전에 발표된 일이 있지만, 우울증은 치매의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노인 정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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