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 콜레스테롤 수치 변동폭이 클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구로병원·한림대병원 내분비내과 공동 연구팀(최경묵, 백세현, 류혜진, 정혜수)은 2008∼2015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3만1965명을 대상으로 평균 8.4년 추적 관찰한 코호트(역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콜레스테롤 변동성과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추적 기간 중 조사 대상자의 2.82%(3722명)에서 치매가 발생했는데 알츠하이머병이 2.1%(2776명), 혈관성치매가 0.37%(488명)였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과다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게하는 치매 질환이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동맥경화 등으로 뇌혈관이 손상돼 발생한다.

연구팀은 총콜레스테롤의 변동성 정도에 따라 대상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 과정에서 치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위험요인은 배제했다. 그 결과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은 변동성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전체 치매 발병 위험도가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만 봐도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에서 변동성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치매 위험도가 12% 높았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은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몸에 나쁜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로 나뉜다. 권장 수치는 LDL 콜레스테롤이 130㎎/㎗ 미만, HDL 콜레스테롤이 60㎎/㎗ 이상이다. 총콜레스테롤 농도로는 200㎎/㎗ 미만이 권고되며 200∼239㎎/㎗ 는 ‘경계위험’으로 분류된다.

콜레스테롤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연구팀은 ‘미국의사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서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과다하면 65세 이전에 ‘초로기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콜레스테롤의 변동성이 크면 뇌혈류 감소 및 뇌백질의 허혈성 변화에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고대구로병원 최경묵 교수는 “총콜레스테롤의 변동성은 최근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의 위험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총콜레스테롤 변동성이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그 메커니즘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5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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