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늘면서 황혼의 나이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0세가 넘어 결혼한 남성이 2000년 442명에서 작년 1450명으로 18년간 3.3배 늘었다. 90대에 혼인 신고를한 경우도 2014년 1명, 2015년 13명, 2016년 15명, 2017년 7명, 지난해에는 14명이다. 지난해 고령 결혼을 한 남성들의 연령대를 보면 90대 14명, 80대 233명, 70대 1203명 이었다.

여성은 90대는 없고, 80대 66명, 70대 581명 이었다. 여성 혼인건수는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와같이 통계청의 ‘인구동향자료’ 분석에 따르면 고령 이혼으로 일컬을 수 있는 70세 넘어 이혼하는 남성이 2000년 570명에서 작년 3777명으로 6.6배 증가 하였다. 특히 90세 넘어 갈라서는 경우도 2015년 12명, 2016년 9명, 2017년 14명, 작년 18명으로 늘어났다.

이혼사유는 가족간 불화, 배우자 외도, 정신적. 육체적 학대, 경제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렇게 고령자들의 이혼동기가 명확하면 말리기도 힘들다. 특히 할아버지들은 노년에 가족간 갈등과 불화를 겪으면서 이혼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제력을 잃고 가족에게 소외된 할아버지가 아내와 가족의 냉대로 이혼을 먼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령 이혼 증가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고령에도 자립할 기회가 생기고, 이혼을 하게되면 재산은 물론 국민.공무원 연금도 배우자와 나눌 수 있게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70세 이상 이혼자들을 살펴보니, 결혼을 40세 넘어한 경우는 3명중 한 명꼴(36.4%)이었다.

평균 동거기간은 34.1년, 연령차는 평균 6.9세였다. 최근엔 동거기간이 긴 부부의 이혼도 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이혼자중 반백년을 함께 살고 헤어진 경우 10명중의 한명이나 됐다. 이윤경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연구실장은 “ 고령이혼을 하면 남성은 건강이나 생활관리가 잘 안되고 사회와 단절된 독거 노인이 되어 고독사로 연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고령이혼이 전체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5%에 불과하지만 증가속도가 빠른게 문제다. 일본과 비교하면 심각성이 뚜렷하다. 70세 이상 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자 비율)이 1990년대 후반에는 양국이 비슷했으나 2017년 일본은 0.35명인데 한국은 1.68명으로 4.8배로 격차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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