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우쓰노미야(宇都宮)시 노동기준 감독당국에 신고된 산업재해 중 지난한해 근로자가 넘어져서 발생한 153건 가운데, 69건이 60세 이상 근로자에게서 일어났다. ‘일하는 고령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령자들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전날 발표한 2018년 산재발생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12만7329건 가운데, 60세 이상 산업재해 발생건수는 3만3247건으로 전체의 26.1%나 됐다. 이는 10년전 18.0%에서 8.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전체 산재 발생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5.7% 늘어난데 비해, 60세 이상 산재는 10.7%나 늘어났다.

산와전기제작소 최고령 근무자인 사와다(77)씨. 하루 6시간 정도 근무한다. 회사는 건강 상태와 금전상황 등을 고려해 직원이 원하는 시간대로 근무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택하고 있다.

산와전기제작소 최고령 근무자인 사와다(77)씨. 하루 6시간 정도 근무한다. 회사는 건강 상태와 금전상황 등을 고려해 직원이 원하는 시간대로 근무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택하고 있다.

고령자의 산재가 늘어난 배경엔 65세까지 사실상 정년이 연장돼 근로자가 원하면 65세까지 고용이 의무화된 데다가, 일본 전체에 일손 부족 경향이 확대되면서 ‘일하는 고령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정부는 70세까지 근로자가 원할 경우 고용을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고령자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정비하는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나, 악력(쥘힘), 균형감각 등 신체 기능은 저하돼 사고에 쉽게 노출된다. 오오하라(大原)기념노동과학연구소에 따르면 55~59세의 신체 능력은 20~24세와 비교하면, 균형감각은 약 48%, 악력은 약 75% 떨어진다. 잡음 속에서 소리를 정확하게 분별해서 듣기 어려워지고, 관절을 움직이는 범위도 좁아진다.

때문에 작은 턱에도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우쓰노미야시에서는 고작 2㎜의 턱에도 발이 걸려 넘어져 새끼발가락이 부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일본 도쿄시 고토센터에 마련된 고령자 구인 정보 게시판 앞에서 한 여성 고령자가 일자리와 교육훈련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일본 도쿄시 고토센터에 마련된 고령자 구인 정보 게시판 앞에서 한 여성 고령자가 일자리와 교육훈련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실제 고령자들의 산업재해는 넘어져서 발생하는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에서는 근로자가 넘어지는 사고의 비중이 25% 수준이었지만, 60세 이상에서는 37.8%나 차지했다. 또 10~40대까지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지만, 50대 이상은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기타지마 히로키(北島洋樹)부소장은 “말로만 ‘조심하자’고 해서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실제로 주위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예를 들어 턱이 있는 곳이나, 창고 등에는 조명을 달아 밝게 만들되, 고령자들이 눈이 부시지 않도록 적절한 밝기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 발에 걸리더라도 넘어지지 않도록 손잡이를 달아놓는 것도 효과적이다.

노동법에 해박한 와키다 시게루(脇田滋) 류고쿠(龍谷)대학 명예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건강이나 가계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일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많다. ‘평생 현역’을 하려면, 기업은 산재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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