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본인 응답을 기준으로 한 우리 국민의 비만율은 31.8%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올라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는 국민 전체의 ‘실제 비만율’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두 수치의 차이는 미미하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광역단체별로 보면 강원의 비만율이 36.9%로 가장 높았고 제주(35.6%), 경남(34.7%)이 뒤를 이었다. 정부 부처 이전으로 공무원 유입이 많고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세종시는 비만율이 27.7%로 가장 낮았다. 시군구별로는 비만율이 가장 높은 인천 옹진군(45.5%)과 가장 낮은 부산 금정구(20.0%) 간의 격차가 25.5%포인트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늘었는데도 비만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은 42.9%로 지난해보다 2.2%포인트 늘었다. 반면 음주율(60.5%)은 지난해와 비교해 0.6%포인트 감소했다. 흡연율은 지난해와 같은 21.5%였다. 더 많이 걷고 술을 조금 마셨는데도 비만율은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현대인들은 식습관 변화로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어 지방 섭취가 늘고 있다”며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체중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대도시와 지방의 건강관리 수준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걷기 운동을 하고 금연과 절주를 동시에 실천하는 ‘건강생활 실천 인구’ 비율은 서울이 49.2%였다. 반면 군(郡) 지역은 27.0%에 불과했다. 이 격차는 2008년 6%포인트에서 지난해 22.2%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특히 경남 합천군은 건강생활 실천 인구 비율이 10.5%에 불과했다. 합천군은 노인 인구가 37%로 대표적인 초고령화 지역이다. 반면 전국 1위인 서울 송파구의 건강생활 실천 인구 비율은 65.0%로 합천군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젊은층이 대도시로 몰리고 지방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노인 인구가 지방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 간 건강 격차의 원인을 파악해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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