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노인비율 14%이상)에 접어들었다.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고령화와 함께 첨예하게 등장하고 있는 이슈는 ‘노쇠’다. 노쇠(老衰)는 ‘신체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없는 상태’다. 노쇠를 노화와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둘은 개념이 다르다. 노화는 피부주름이나 흰머리처럼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신체변화를 말한다.

노쇠는 근육을 포함해 몸 곳곳의 기능이 정상수준보다 감퇴한 상태로 의료계에서는 질병으로 간주한다. 우리나라 85세 이상 인구의 5명중 1명이 노쇠이며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노쇠 위험인구이다.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노쇠 유병률은 8.3%다. 연령이 높을수록 노쇠 위험은 커진다. 65~74세 인구는 5.3%가, 75~84세는 1.3%, 85세 이상은 19.9%가 노쇠다. 국내 노쇠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8년 41만4053명이던 노쇠인구는 올해 71만5111명으로 늘었을 것이라 추산된다. 65세이상 인구의 50.6%다(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 결과)

노쇠의 대표증상은 근육감소다. 근육이 줄고 근력이 약해지면 보행이 어렵고 그러면 다시 근육이 줄고 뼈가 약해져 골절이 잘되는 등 악순환을 낳는다. 체중감소, 활력감소, 허약, 보행속도 감소, 활동량 감소 같은 여러 문제도 뒤따라온다. 수많은 질병에 취약해지고 입원 및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상태가 된다. 노쇠한 노인은 노쇠하지 않은 노인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노쇠상태는 당사자는 누워 지내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가족은 심적. 경제적으로 큰 고통에 시달리며 사회 경제적 비용 또한 막대하게 소요된다.

따라서 노쇠는 새롭게 발생한 질병은 아니지만 증중질환 못잖게 중요해 졌다는 점에서 ‘오래된 신종병(新種病)이라 할만하다. 국내조사에서는 노쇠 노인의 경우 가구소득의 10.7%를 의료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면 장애발생률도 증가한다. 일본 후생성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에서 장애의 원인 1위는 노쇠(85~89세 24.9%, 90세 이상 43.6%)가 차지한다. 이는 낙상. 골절. 치매, 뇌졸중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외에 병원 입원률(2.2배), 장기요양 시설 입소율(5.6배) 모두 노쇠 노인이 정상 노인보다 높다.

노쇠 노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30년엔 119만7697명이, 2050년엔 215만5153명이 노쇠해 진다. 선진국은 이미 노쇠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대책마련에 속도를 붙이고 있지만 국내에는 노쇠개념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정은영 과장은 “국가적으로도 노쇠를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으로 인지 하고 있다”며 “추후 충분한 연구개발을 통해 노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노쇠 노인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실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과 사회, 국가적 노력에 따라 노쇠는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이미 노쇠해 졌다 하더라도 위험 요인을 잘 찾아서 교정하면 노쇠로 인한 여러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노쇠 노인 966명을 5년 추적 관찰한 유럽의 연구에 따르면 31.9%는 영양섭취나 운동등을 통해 전 노쇠단계로, 7%는 건강한 상태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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