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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사기 온상 요양병원 실태조사 착수


김모씨는 지난해 A요양병원에서 고주파 온열암 치료시술을 받았다. 이 시술은 의료법 제27조에 따라 반드시 의사가 시행해야 하지만 A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불법으로 시술했다. 이 요양병원은 김씨와 짜고 고주파 온열암 시술 횟수도 부풀려 보험사로부터 불법 보험금을 편취하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B요양병원은 허위 진료차트를 작성해 불법 보험금을 편취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환자들이 외출·외박했음에도 ‘재원중’으로 기재하고 주사제를 월별로 처방했으나 일별로 처방한 것으로 차트상에 허위 기재했다. 이 요양병원은 도심외곽에 위치해 의료진이 주말과 야간에 근무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요양병원이 보험사기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연말까지 요양병원 연루 등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집중 신고를 받은 결과 무려 3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조만간 각 신고 접수 건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6일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요양병원 등 사무장병원 연루 보험사기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보험사기 근절 캠페인을 벌였다. 이 기간 중 금감원에 접수된 조직형 보험사기 신고 건수는 300건에 달했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관계자는 "여러 신고 건 중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이 직접 연루된 조직형 보험사기 건수만 추려보니 30건에 달했다"며 "조만간 신고 접수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요양병원은 의료법 제3조에 따라 ‘의사 또는 한의사가 의료를 행하는 곳으로, 요양환자 3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주로 장기입원이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를 행할 목적’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이다. 요양병원 입원대상은 ‘노인성질환자, 만성질환자 및 외과적 수술 후 또는 상해 후의 회복기 환자로 주로 요양이 필요한 자’로 규정됐다.

문제는 요양병원의 개설기준(인력 등)이 일반 병원에 비해 단순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337개였던 전국 요양병원은 지난해 1529개로 4년새 14.3% 증가해 과열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환자유치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은 기본적으로 ‘일당(日當) 정액수가제’(환자의 진료서비스 요구도와 기능에 따라 7대 환자군별로 입원 1일당 정액수가를 적용하는 방식)를 적용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진료비를 보상하면 진료를 통한 수익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가급적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시설투자나 진료를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보험사기를 벌일 유인이 큰 셈이다.

진료 부적격 의사 등 암환자의 치료‧관리를 위한 전문의료인력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중증질환인 암환자의 치료나 입원과정에는 관련질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의사의 집중관리가 요구됨에도 부적격의사가 적지 않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요양병원에서 진료비 등의 불법, 부당청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과 민영보험 재정 모두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보험금 누수가 문제로 꼽히지만, 제대로 실상을 확인할 방법은 없어 주로 제보와 신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보험금 누수는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된다.

이정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양병원 현황 및 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서만 요양병원에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치료종료환자는 요양시설로 전원시키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은 보험금누수를 막기 위해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의료비가 국가의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특히 노년계층의 의료부담이 되는 비용에 대한 적정하고 엄격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변홍우 기자  bhong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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