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89.5%가 노인에 대한 공동부양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이에 따른 경비로 쓰일 수 있는 '유산 사회기부'에 대해서는 54%만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팀은 설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올해 4∼8월 사이 만 20세 이상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유산 사회기부에 대한 인식도를 면접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89.5%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국가와 시민사회가 노인을 공동 부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유산을 사회에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54.5%만 찬성하고, 나머지 45.5%는 반대했다.

응답자들이 꼽은 적정한 유산 기부 비중은 6∼11%가 2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5%(19.1%), 2% 미만(10.8%), 2∼3%(10%), 11∼20%(9%), 21% 이상(4.9%) 등의 순이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전체 기부 금액 중 유산 기부 비중이 각각 7%, 33%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편이다. 우리나라는 유산 기부 비중이 전체 기부금의 0.5% 수준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월 소득액이 많다고 해서 유산 기부에 더 공감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월소득 400만∼500만원 그룹에서는 유산 기부 의사를 밝힌 비율이 60.3%로 가장 높았지만, 월소득 500만원 이상 그룹에서는 이런 비율이 47.1%에 머물렀다.

기부한 유산의 활용 방안으로는 고독노인을 위한 공동부양(64.8%), 웰다잉문화 지원사업(31.7%) 순으로 많았다.

윤영호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하지만, 노후 인생설계와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준 조사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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