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치매인구는 4670만명(2015년)이며 2050년에는 1억3150명으로 늘어난다. 또한 수명연장과 더불어 치매의 고통도 늘어난다. 치매 치료약은 아직 없다. 한국의 치매환자는 병원. 요양시설 등지에서 말년을 보낸다. 삶의 질이 매우 낮다. 가족의 수발부담 경감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관리의 대상 일뿐 당사자의 삶의 질 개선은 뒷전에 밀려있다.

네델란드 치매마을 호흐벡에는 169명이 23개의 가정을 꾸려 거주하고 있다. 건물을 돌며 산책하거나 카트를 끌고 장보러 가고, 카페에서 차를 마신다. 옥상 정원 길을 오가거나 휠체어를 타고 산책을 한다. 호흐벡은 2009년 약 3636평에 조성된 치매 마을이다. 비영리단체 비비움이 운영한다. 너싱홈(가정형 요양시설) 창시자 이본느 판 아메롱헨은 “ 원래 전형적인 요양시설을 관리하다.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반성에서 호흐벡을 구상했다”며 “치매 노인은 뇌가 매우 혼란스럽기 때문에 환경이 혼란스러우면 더 어려움을 겪는다. 갑자기 요양원에 살라고 하면 혼란을 느낀다. 호흐벡은 치매 천국이다. 평생 살던 동네에서, 늘 살던 집에서 살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표방한다. 23개 가정집(1,2층)에 169명의 노인이 산다.

중증도 이상의 중증 치매 노인들이다. 환자라고 부르지 않고 거주자라 부른다. 의사·간호사·심리치료사·사회복지사·운동치료사 등을 포함한 170명의 직원과 140명의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어느 누구도 가운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한 가정에 5~7명이 산다. 노인의 삶을 분석해 7개 유형으로 나눠 한 식구를 이룬다. 네덜란드 전통형, 문화 친화형, 수공·목공 애호형 등으로 나눠 유형별로 대기자를 받고 가정마다 1~2명의 직원이 같이 살면서 요리 등을 돕는다.

호흐벡에는 수퍼마켓·미용실·호프집·식당·극장·음악실 등의 ‘동네 인프라’가 있다. 2년마다 만족도를 조사하는데 매우 높다. 치매를 낫게 하지는 못하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삶의 질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 하다. 직원들이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 한다. 부모처럼 대하는것이 중요하다. 법에 따라 소득에 맞게 최소 500(약 64만원)~2500유로(약 322만원)을 거주자가 낸다.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 한다.

3년반 거주한 남편(75)을 만나러온 아내는 호흐벡에 대해 ”원더풀“이라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전통적 유형의 가정에 산다. 클래식 음악이 나오고, 생화가 항상 꽂혀있고, 이탈리아식 생선요리와 프랑스 요리가 나온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이 전에는 밤낮없이 실종돼 경찰이나 이웃이 발견한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는 마을 밖으로 나가지 못 하는게 흠이지만 실종 걱정하지 않게 됐고,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돼 최고의 대처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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