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폐 질환을 겪은 사람은 노년에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또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여러 형태의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보건대학원의 파멜라 러트시 역학 교수 연구팀이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S)에 참가하고 있는 1만4천여 명(평균연령 54세)의 23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6일 보도했다.

중년에 제한성 폐 질환 (restrictive lung disease)을 겪은 사람은 폐 질환이 없는 사람에 비해 노년에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러트시 교수는 밝혔다.

제한성 폐 질환이란 특발성 폐 섬유화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유육종증(sarcoidosis) 같은 폐 조직이 굳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또 중년에 폐쇄성 폐 질환(obstructive lung disease)을 앓은 사람도 노년에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쇄성 폐 질환은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등 흡연, 감염 등에 의한 기도와 폐의 손상으로 공기의 흐름이 제한되면서 만성적인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 폐 기능 검사지표인 노력성 폐활량(FVC: forced vital capacity)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 저하도 치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FVC는 안정된 상태에서 천천히 최대한 깊이 숨을 들이마신 후 최대한 빠르고 세게 내뱉는 공기의 양이고 FEV1은 숨을 최대로 들이쉰 후 1초간 최대한 내쉰 공기의 양을 말한다.

이처럼 폐 기능 장애가 치매와 연관이 있는 이유는 폐 질환이 있으면 혈중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한 염증, 스트레스가 뇌혈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러트시 교수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흉부학회(American Thoracic Society) 학술지 '호흡기·중환자 의학 저널'(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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