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아래 첫 마을’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시내 주택가에선 처음으로 경사형 승강기가 들어섰다.

용산구는 지난 19일 용산2가동 신흥로 108계단에서 준공식을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108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던 주민들은 계단 아래부터 정상까지 1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1층에서 4층까지 타고 내릴 수 있는 승강장도 설치돼 편의를 한결 더했다.

지난해 11월 공사에 나선 구는 폭 6m, 길이 53m에 이르는 계단 중앙(너비 2m)에 땅을 파 15인승 경사형 승강기를 조성하고 주위엔 안전을 위해 방호난간을 둘렀다. 사업비는 28억원이다. 승강기가 놓이며 노약자들과 장애인들의 보행권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이색적인 풍경에 해방촌을 찾는 관광객도 늘 것으로 보인다.

해방촌에 108계단이 생겨난 건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인 1943년이었다. 당시 일제는 전몰장병을 추모하고 승전 분위기를 억지로 띄우려고 ‘경성호국신사’를 지으며 참배 길로 계단을 만들었다. 이후 75년이 흐르는 동안 신사는 자취를 감췄지만 계단은 용산2가동, 후암동 주민들의 삶의 통로가 돼 왔다.

구는 해방촌 테마 가로 1단계 조성 공사도 조만간 끝내며 내후년까지 ‘남산 가는 골목길’, ‘역사 문화 탐방로’ 등 해방촌의 역사와 마을 흔적을 탐색하는 테마 길을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108계단 승강기가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편의성과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롭게 생긴 카페, 식당들도 벌써 눈에 띄는 만큼 골목 상권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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