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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사고 잦은데 어르신 배려 아파트 3%뿐-미리 대비치 않으면 새 아파트 애물단지로 전락

대한민국은 노령화지수(0~14세 인구대비 만65세 이상 인구비율)가 107.3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고령화 속도역시 가장 빠르다. 하지만 대표 주거시설인 아파트는 노인에게 불편하고 위험한 공간이다. 80세 이상 노인의 사고사(事故死)원인 1위가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낙상인데 대부분 ‘집’에서 발생한다. 정부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안전 인증의 일종인 ‘장애물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를 10년째 시행하고 인센티브가 거의 없는 탓에 인증을 받은 새아파트는 3%에 불과하다.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에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아피트에 노인친화 설계를 적용하지 않고 지금까지 처럼 지었다가는 고령화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0세이상 노인 10만 명당 46명씩 낙상으로 숨져, 교통사고 사망률 (44명)을 웃돌았다.

이수치는 직접 사인(死因)만 따진 것이다. 미국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은 “낙상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의 절반은 1년 내에 사망 한다”고 분석했고, 염지혜 중원대 교수는 낙상경험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는 노인보다 사망률이 15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노인복지연구지에 발표했다.

노인사고의 주요장소는 ‘집’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16년 65세이상 고령자 안전사고 5795건 중 60.5%(3506건)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노인들도 이를 절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4년 고령자 1만4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 95%가 “주거구조에 고령자 배려가 없다”고 했다.

정부도 고령인구와 장애인을 위한 주택보급을 확산하고자 2008년 BF(Barrier Free)인증을 도입했다. 화장실에서 안전 손잡이가 설치돼 있는지, 문턱이 사람이 걸려 넘어질 만큼 높지 않는지 등 을 따진다. 하지만 2008년부터 작년까지 전국에서 4945개 단지를 분양했는데 이기간 아파트 BF인증 건수는 165건에 그친다.

아파트에 인증도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우선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공공부문이 짓는 건물에 한해 인증을 의무화했다. 아파트는 대부분 민간기업이 짓는다.

의무가 없으면 인센티브(유인책)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파트사업자들은 “비용과 노력은 더 드는데 인센티브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BF인증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발생하는 추가비용은 전체 시공비의 1~3%다.

분양가 결정권을 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가 심사에서 이를 인정해 주지 않아, 김대명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아파트등 민간건축물 BF인증을 의무화 하거나 건축규제 완화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친화주택에 대한 투자가 지금 이루어지지 않으면 더 큰 사회적 비용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본정부는 2015년 한 해에만 4510억원을 들여 고령자.장애인 주택 48만가구를 개.보수했다. 우리나라는 일부 시도가 단지당 수백만원 수준인 인증비용을 지원하는게 전부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가 70대가 되는 2025년부터 고령자 주거문제가 본격화 될것”이라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새아파트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수 있다”고 했다.

변홍우 기자  bhong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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