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하다. 식사 속도까지 빨라지는 탓에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8775명의 식사 속도를 분석한 결과, 15분 이상 천천히 먹는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5~10분이 44%로 가장 많았으며 10~15분은 36%, 5분 내 식사를 끝내는 사람도 8%를 차지했다. 문제는 빨리 먹으면 각종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과 비교해 비만 위험 3배, 고지혈증 위험 1.8배, 고혈당 위험은 2배가 증가했다.

식사를 빨리하면 위염도 증가한다. 강북삼성병원 서울 종합검진센터 고병준 교수팀이 2007~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1만893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위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식사 시간이 15분 이내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위염 발병률이 최대 1.9배 높았다.

연구팀은 식사 속도가 빠르면 포만감을 덜 느껴 과식으로 이어지고,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위 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되고 위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식사를 빨리하다 보면 입안에서 잘게 음식물을 쪼갤 수 없고 공기는 같이 삼키면서 위를 팽창시킬 수 있어 위나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오래 씹으면 체중을 감량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일본 가나가와치과대학의 오노스카미노루 교수가 씹는 것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60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10주간 식사 전 10분 동안 껌을 씹게 한 결과, 평균 3~4kg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뇌 안의 시상하부에는 포만중추나 섭식 중추와 같이 식욕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는데, 씹는 활동을 하게 되면 배부름을 느끼게 하는 포만중추가 자극되는 반면, 식욕을 일으키는 섭식 중추가 억제된다. 이 때문에 천천히 씹으면 체중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식사할 땐 가능하면 20분 이상 천천히, 음식물을 꼭꼭 씹어 먹는 게 바람직하다. 밥을 빨리 먹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의식적으로 식사 속도를 늘려보자. 입안에 들어간 음식은 최소 20번 이상 충분히 씹고, 음식물을 완전히 삼킬 때까지 다른 음식을 먹지 않고, 숟가락 대신 젓가락으로만 식사해도 천천히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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