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에도 ‘패턴’이 있다. 혈압은 고정돼 있지 않고 24시간 동안 변하는데, 대개혈압은 기상 직전부터 올라가 기상 후 2시간까지 높아지자 낮 동안에는 유지를 하고, 수면 중에는 혈압이 10~20% 떨어지는 변화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혈압패턴이 잘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침에 혈압이 너무 높아지거나(아침 고혈압), 수면 중에 떨어지지 않는 사람(야간 고혈압)이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낮에 정상 혈압이라 자신이 혈압이 높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아침 고혈압이나 야간 고혈압환자는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합병증이 더 잘 생기고 사망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강동 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종진 교수는 “전체 고혈압 환자의 20~25%가 아침 고혈압 혹은 야간 고혈압 형태를 갖고있다”며“합병증 위험이 높은 만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침에는 원래 혈압이 올라간다. 기상 전에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도 증가해 혈압과 심박동수가 증가한다. 김종진 교수는 “이는 우리 몸이 잠에서 깨 아침에 잘 활동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체리듬”이라며 “그렇더라도 아침에 혈압이 140/90mmHg이상 오르면 아침 고혈압”이라고 말했다.

아침에 혈압이 급증하면 혈관 안쪽의 죽상경화반 파열이 잘 일어난다. 혈소판 응집이 증가해 혈압의 점도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질환이 발생한다. 30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심근경색의 38%는 아침 6~12시에 발생하고, 뇌졸중의 49%도 아침시간대에 나타난다. 야간 고혈압은 수면 중에 혈압이 낮 동안의 평균 혈압보다 10%이내로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을지병원 심장내과 유승기 교수는 “수면중에는 혈압이 120/70mmHg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며“수면 중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높은 혈압으로 혈관과 장기의 부담이 밤까지 지속돼 그만큼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일본연구에 따르면 밤에 혈압이 정상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의 심혈관계 사망률을 1로 했을 때 야간 고혈압 환자 사망률이 2.56배로 높아진다.

아침 고혈압이나 야간 고혈압은 콩팥이 좋지 않은 콩팥병 환자나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게 많다. 고대구로병원 심장내과 박창규 교수는 “콩팥이 나쁘면 우리 몸에 나트륨을 소변으로 못빼내 수면중이나 아침까지 높은 혈압이 계속된다”며“평소 나트륨 섭취를 많이하는 사람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특히 야간 고혈압을 조심해야한다. 수면 중 저산소증으로 인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 상승, 혈압이 높아진다. 비만도 교감신경 상승을 야기해 야간 혈압을 높인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잦은 야간뇨로 인해 자주 깨면서 야간 혈압이 높아진다.

혈압패턴을 제대로 알려면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 낮에는 30분마다 혈압을 재고 수면 중에는 1시간마다 혈압을 재도록 세팅이 돼있어 하루 중 혈압의 변동성을 볼수 있다. 또 한편 가정혈압도 재야한다. 가정혈압은 자기전, 기상 직후 하루 두 번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정혈압의 기준은 135/85mmHg미만이 정상이다. 유승기 교수는 “최근에는 병원에서 잰 혈압보다 가정혈압과 24시간 활동 혈압이 진단적 가치가 높다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아침 고혈압과 야간 고혈압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24시간으로 작용시간이 긴 약을 쓴다. 혈압 약을 자기 전에 먹기도 한다.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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