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라고 하면 독거노인이 생활고와 병고에 시달리다 혼자 사망하는 것을 떠올린다. 최근에는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40~50대 중년남성이 사망한지 몇개월 혹은 몇년 만에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들린다. 2015년 무연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50대 무연고 사망자가 368명(29.6%)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82명(22.7%)과 70세이상 267명(21.4%)이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이나 연고가 있거나 무연고자 사망자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고독사를 나하고는 상관없는 남의 일로 여긴다. 그러나 고독사를 무연고자 사망과 구분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고독사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 및 이웃과 단절된 무연고자 사망을 일컫는다. 무연고자는 가족은 물론, 평소 찾는 이가 없어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오래도록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발견된 후에도 연고자가 없어 정부나 복지단체에서 장례를 치러주게 된다.

그러나 고독사는 무연고자 사망과는 달리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고독사는 말 그대로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사망후 3일, 일본에서는 7일 이후에 발견되는 모든 사망자를 고독사로 인정하는 추세이다.

사망후 3~7일 정도 지나 발견되는 죽음을 굳이 고독사라고 칭하며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시신이 온전치 못함에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23.0%가 배우자 없이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경제적 여력이나 사회적 교류의 정도와 상관없이 혼자서 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부모도 아버지나 어머니와 사별 한 후 혼자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의 범주에 포함 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부모와 따로 사는 성인자녀들이 부모에게 전화통화를 1주일에 1회도 안하는 경우가 27%에 달한다. 10명의 혼자 사는 노인 중 3명은 1주일 내내 자녀들로부터 전화 한통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중에도 한달에 두어번 혹은 명절 때나 연락받는 경우도 흔치 않다.

생각보다 많은 노인이 죽음을 맞이해도 자녀들이 1주일 이내에 인지하지 못하는 고독사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노인 중 혼자살고 있어도 신체가 건강하고 성격이 활달해 주변에 지인이나 친구가 많으면 고독사의 가능성은 훨씬 낮아진다.

그러나 연로해 활동성이 떨어지거나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회적인 교류가 낮다면 고독사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죽음은 경제력이나 자녀의 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고독사는 단지 자녀들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부모 당사자의 걱정이 더 클 수도 있다.

한 중저가 실버타운의 복지팀장은 “혼자 지내는 노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고독사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버타운에 입주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독사로 인해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이 쓸쓸히 유명을 달리한 후 한동안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실버타운에 입주까지 할까.

한편으로는 본인이 고독사로 인해 부모를 방치했다고 남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게 될 자녀들에대한 걱정이 자신의 두려움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이 두갈림길에서 어디를 선택해도 고독사는 자신에게는 두려운 존재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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