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비혼(非婚). 만혼(晩婚)과 중. 고령층의 높은 이혼율, 고령 사별 자 증가가 겹치면서 나 홀로 족(싱글 족) 숫자는 급증하고 있다. 혼 밥(혼자서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혼 여(혼자 가는 여행)가 흔한 일상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분석한 결과 2035년이면 만 15세 이상 인구(4685만명) 중 싱글족(미혼자+이혼자+사별자)이 47.3%에 달해 총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부터는 ‘1인 가구’가 ‘부부+자녀가구’보다 많아진다. 현재 초. 중. 고. 대학생이 결혼할 연령(25~39세)이 되는 2035년에는 25~39세에서 싱글 족이 10명중 6.6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남성은 10명중 7명, 여성은 6명꼴로 ‘청년 솔로’가 대세가 되는 것이다. 젊은 싱글 족 급증으로 소비생활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뚜렷하다. 싱글 족이 주로 구입하는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이 치솟고, 독신자용 반찬코너도 큰 인기다.

‘편안하게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1인석‘ 혼 술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CGV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2년 7.7%이던 영화관내 1인관객비중은 지난해 16.9%로 5년 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호텔에서도 1인 패키지(1박+뷔페 등)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 인터파크는 “작년 12월~올1월 공연티켓 판매량 중 1인1매 구매비율, 즉 ’혼공(혼자 공연보기)‘이 절반(51%)을 넘었다”고 밝혔다.

향후 젊은 싱글 족 급증이 확실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애 미혼율‘이 구조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애 미혼율‘은 50세까지 한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을 말한다. 2000년 이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남녀모두 1% 안팎이었다. 그러던 남성의 생애 미혼율은 2015년 10.9%, 2025년 20.7%, 2035년 29.3%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통계청은 전망했다.

여성의 생애미혼율도 2015년 5.0%, 2025년 12.3%, 2035년 19.5%로, 이 추세라면 2035년에는 남성은 3명중 한명, 여성은 5명중 한명이 50세가 되도록 결혼하지 않고 지내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여성의 지위 향상으로 인한 비혼. 이혼증가, 독신들이 살기 좋은 도시의 사회. 거주. 체육. 여가시설형성, 인터넷으로 타인과의 대화가능, 반려견의 가족화‘등을 꼽는다.

‘싱글시대’는 문제점도 낳고 있다. 젊은 층의 경우 자택 소유율이 낮아 주거비용이 큰 문제로 꼽힌다. 이삼식 한양대교수는 “싱글로 사는 것은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매력이 있지만 혼자서 음식영양공급이 힘들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싱글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결과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 등 소득원이 확실 할때 싱글은 편리하지만 소득이 끊기는 순간 부터 어려움에 봉착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높은 이혼율도 싱글족 증가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20년 이상 살다가 갈라지는 황혼 이혼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이혼 중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4.2%에서 지난해 31.2%로 상승했다.

‘싱글시대’에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는 이들은 바로 “50대 싱글족”이다. 50대의 싱글가구 증가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2010년과 2015년의 우리나라 인구센서스에서 싱글가구 증가율을 비교하면 20.30.40대는 조금 늘어난데 비해 50대 이상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50대 싱글 증가율(45.7%)이 급상승 한 것은 황혼이혼과 가족 해체에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황혼이혼은 결혼생활을 20년 넘게 한 부부의 이혼을 말한다. 황혼이혼은 주로 60세 정년 이후에 하는게 통념이나 실제로는 50대에 가장 많다. 지난해 황혼이혼을 한 연령을 보면 50대 초반과 50대 후반, 40대 후반, 60대 초반 순서로 많다. 20년 넘는 결혼생활 파탄 사례 가운데 50대가 과반(5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50대에 이혼하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모두 어려움이 크다. 혼자 살면서 건강을 잘못 챙겨 질병에 걸리기 쉽고, 경제적 문제로 자살률도 높고, 고독사하는 경우도 60대 이상보다 많다. 한국인의 수명은 연령별로 사망률이 낮아져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인데, 유독 50대만 사망률 개선 속도가 늦다는 게 그 방증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는 “50대 싱글이 혼자 사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를 보낼 사회적 보호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한다” 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체가구에서 2000년 당시 15.5%였던 1인가구비중은 2010년에는 23.9%에 달해 4가구 중 하나 꼴이 됐다. 향후 미혼으로 사는 사람이 계속 늘어 2035년에는 전체 3가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통계청은 예상한다. 우리나라 가족은 전통적으로 ‘부부+자녀’ 가구 구조였지만 당장 내년부터 1인 가구 숫자가 ‘부부+자녀’가구를 추월하게 된다. 이정우 인제대 교수는 “예전에는 모든 제도가 부부 자녀 가구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1인가구가 한국가정의 표준이 되는 셈”이라며 “외국처럼 1인 가정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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